'자숙' 거치고 온 홍진영 "죄송한 마음…초심으로 노래할 것"

특유의 애교 섞인 목소리도, 통통 튀는 듯한 매력도 찾기 어려웠습니다.

말을 할 때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입을 열었고, 단어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.

약 1년 5개월의 '자숙'을 거치고 가수 홍진영이 돌아왔습니다.

홍진영은 싱글 '비바 라 비다'(Viva La Vida) 발매를 앞두고 지난 5일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활동을 중단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"누구보다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여겼던 나 자신이 처음 겪는 고비였다"고 털어놨습니다.

트로트 가수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2020년 11월 석사 학위 논문이 표절 심의 사이트 '카피킬러' 검사 결과 표절률이 74％였다는 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.

데뷔 초부터 '박사 가수'라는 수식어가 늘 따랐던 만큼 대중의 실망감은 컸고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하차하는 등 후폭풍도 거셌습니다.

홍진영은 "쉬는 동안 정말 후회를 많이 했다"며 "갑자기 일이 터지니깐 정신도 없었고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었다. 조언을 구할 데가 없으니 변명만 한 것 같았다"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.

그는 "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주워 담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많은 분께 죄송할 마음뿐이었다"며 "내 입장을 밝히면서 '관례'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만 해도 그래서는 안 됐다"고 강조할 때는 목소리 톤이 높아졌스빈다.

홍진영은 수십 번을 생각하고, 고민했지만 본업인 가수를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.

"제게 있어 가수라는 직업은, 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건… 그걸 못하게 되는 순간 산소가 없다는 의미와 같아요. 어릴 때부터 가수 하나만 꿈꾸며 걸어왔어요."

홍진영은 "일이 터진 뒤 거의 7개월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. 한동안 병원에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"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.

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는 그는 "'말을 잘못하면 어쩌지?' 하는 걱정도 많다"면서도 "그러나 가수로 복귀를 하고 앞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한번은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다"고 말했습니다.

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다시 대학원에서 공부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1초도 안 돼 "없다"는 답이 돌아왔습니다.

홍진영은 이렇게 용기를 내기까지 주변의 도움이 컸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.

평소 '배다른 가족'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절친한 작곡가 조영수는 특히 고마운 사람 중 한 명입니다.

데뷔곡 '사랑의 배터리'부터 '산다는 건', '오늘밤에' 등을 함께 해온 그는 내내 홍진영 곁을 지켰다고 합니다.

홍진영은 "다시 활동에 나서기까지 생각도, 고민도 많았다"며 "조영수 작곡가가 이 곡을 주면서 '자신 있어 진영아', '내가 신경 쓴 곡이야'라고 한 말이 정말 큰 힘이 됐다"고 말했습니다.


홍진영이 '부캐'(부 캐릭터)인 '갓떼리C'로 작사에 참여한 '비바 라 비다'는 라틴 스타일의 댄스곡입니다.

그는 '인생이여 만세'라는 뜻을 가진 이 노래를 한국어와 영어 두 버전으로 불렀습니다.

해외에 있는 팬들도 언어 제약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뜻에서입니다.

그는 컴백곡으로 이 노래를 선택한 데 대해 "슬픈 분위기의 곡으로 가는 게 나을까 싶었지만,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'홍진영'이라는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'사랑의 배터리' 같은 곡이 맞을 것이라는 조언이 많았다"고 말했습니다.

홍진영은 이 곡으로 딱 한 번 공식 무대에 설 예정입니다.

(사진=IMH엔터테인먼트 제공, 연합뉴스)